공감이라는 연료

2025. 4. 19. 02:04사색 도구/삶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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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가 MBTI에서 F 성향이라고 느끼는 이유가 단순히 공감을 잘한다거나, 감정에 민감하다는 데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더 본질적인 이유는, 나 자신이 공감을 ‘갈망하는 사람’이라는 데에 있다.

그렇기에 나는 아무에게나 공감을 바라지 않는다.

 

내가 주변 사람들에게 고민을 털어놓거나, 몸이 아프다거나, 일상의 어떤 개인적인 이야기를 꺼낼 때, 나는 대부분 해결책을 기대하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냥 그 이야기를 들어주고, “아 그랬구나, 힘들었겠다” 하고 감정을 함께 나눠주는 그 한마디가 더 필요하다.

사실 많은 경우, 해결 방법은 이미 내 안에 있다. 그리고 정말 필요할 땐 직접적으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해당 분야를 잘 아는 사람에게 정확하게 묻는다. 나도 알만큼은 안다. 그래서 더더욱, 굳이 해결책을 듣고 싶진 않은 거다.
오히려 그 상황을 감정적으로 버텨낼 힘, 그게 더 절실한 순간들이 많다.

 

사람들은 흔히 T는 해결 지향, F는 감정 중심이라고 단순화해서 말하지만, 나는 좀 다르게 느낀다.
F 성향의 사람들은 해결책을 모르기 때문에가 아니라, 그걸 실행에 옮길 감정적인 동력이 필요해서 공감을 원하는 것 아닐까?

결국 해결은 나 자신이 해야 하는 거고, 그래서 ‘해결’보다는 ‘공감’이 먼저인 거다.

그런데 의외로 이런 방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는 걸 알게 되면서, 나는 한 번 더 멈춰 서서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마음을 돌보고 있을까?

 

그리고 나처럼, ‘해결보다 공감’을 먼저 바라는 사람들은 어디쯤에 얼마나 있을까?

 

공감은 사치가 아니라, 어떤 사람에게는 살아가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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