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디언을 만나다 0x06 : 직업 선택과 커리어, 그리고 삶의 균형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2024. 10. 15. 12:03인생 도구/가디언과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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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남 일시 : 2024년10월 01일 14 : 10 ~ 16 : 00
만남 장소 : 청주시 카페
가디언: 손영재

네스트넷 학술 동아리 부장 
충북대학교 전자정보대학 전체 수석
충북대학교병원 의료정보과 전산직
 
2024년 10월 1일, 청주시의 한 카페에서 손영재 님과 두 시간에 걸쳐 깊이 있는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습니다. 현재 공공기관 전산직에서 일하고 있는 손영재 님은, 사기업 대신 공공기관을 선택한 이유와 그 과정에서 겪은 여러 경험을 공유해 주셨습니다. IT 분야에 몸담고 있지만 개발자로서 커리어를 이어가기보다는, 좀 더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하고, 직장에서의 삶과 개인적인 균형을 유지하며 살아가고 있는 그의 이야기는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들었습니다.

1. 경력과 직업 선택에 대한 이야기

첫 번째로 나눈 주제는 직업 선택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손영재 님은 처음부터 IT 개발자로서의 삶을 오래도록 이어갈 계획은 없었다고 고백했습니다. 팬데믹을 겪으면서 IT 업계는 급변했고, 처음에는 떠오르는 산업으로 많은 주목을 받았으나, 그 후 거품이 빠지며 다시 현실적인 어려움이 찾아왔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손영재 님은 금전적인 이득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직장을 원하게 되었다고 말했습니다.
 
“솔직히, 나는 ‘찐’ 개발자가 될 마음은 없었던 것 같아요. 계속해서 신기술이나 트렌드를 따라가면서 공부하고 실무에 적용하는 일에 큰 열정을 느끼지 못했거든요. 그래서 안정적인 직장을 찾게 되었죠. 결국 대학원을 가거나 개발을 본업으로 삼는 대신, 공공기관 전산직을 선택했어요.”
 
그는 3학년 말부터 한국소비자원 실습근무와 지역인재 7급 관련 공부 등을 병행하면서 공직을 목표로 다양한 준비를 시작했습니다. 졸업을 앞두고 자대병원 전산직 공고를 보게 되었고, 운이 좋게도 합격하게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손영재 님은 이 선택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사기업에서 개발자로 취업할지, 아니면 공공기관 전산직으로 나아갈지를 고민할 때, 두 길은 전혀 다른 준비를 요구했어요. 내가 어떤 선택을 하든 하나는 확실히 포기해야 했죠. 졸업 시즌에는 많은 동기들이 코딩 테스트나 포트폴리오 준비에 매진할 때, 나는 헌법 책을 들고 PSAT와 NCS 준비를 했죠.” 남들이 흔히 선택하지 않는 길을 가기 위해서는 집중과 포기가 중요했다고 덧붙였습니다.
 

2. 업무 환경과 직장 생활

손영재 님이 입사 후 경험한 가장 큰 도전은 인수인계 없이 바로 투입된 상황에서 업무를 진행해야 했던 점이었습니다. "전임자가 갑자기 퇴사하는 바람에, 나는 전혀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현업의 요구사항을 처리해야 했어요.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내가 과연 이 일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정말 컸어요.” 하지만 그는 그런 불안감 속에서도 스스로에게 너무 큰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했습니다.
 
“내가 맡은 업무가 병원의 중요한 시스템이지만, 설령 내가 실수를 하더라도 병원 자체의 시스템이 마비되지는 않아요. 또, 병원에는 여러 안전장치가 있기 때문에 환자의 생명에 직접적인 위해를 가하는 일은 생기지 않죠. 이러한 점을 알게 되면서 부담감을 줄일 수 있었어요. 천천히 업무를 파악하고, 시간을 들여 정확하게 일을 처리하려고 노력했죠.”
 
손영재 님은 병원 전산직 특유의 환경에서 가장 중요한 자질로 신속한 문제 해결 능력을 꼽았습니다. "병원 시스템은 매우 보수적이고, 안정성이 중요해요. 돌발 상황이 생기면 빠르게 원인을 파악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필수죠. 하지만 동시에 조급하지 않고 차분하게 분석하는 자세가 중요해요. 초반에는 내가 많이 급해서 문제를 깊게 검토하지 않고 수정했는데, 그러다 보니 더 큰 문제가 발생했죠. 이제는 좀 더 신중하게 대응하려고 하고 있어요."

3. 커리어 발전과 자기 계

현재까지는 직무 적응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말한 손영재 님은, 장기적으로는 의료 시스템에 대한 더 깊은 이해가 필요하다고 느끼고 있었습니다. "주로 C# 기반의 병원 EMR 시스템 유지보수를 하고 있고, 환자 데이터와 관련된 DB 작업도 많이 해요. 근데 의학적인 지식이 전혀 없으면 왜 개발해야 하는지 모를 때가 있어요. 장기적으로는 의료 지식을 조금 더 공부해서, 단순히 지시를 따르는 개발자가 아니라 현업의 요구사항을 더 잘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또한, 손영재 님은 신입사원 시절 겪었던 불안감에 대해 이야기하며, "사실 선임들은 신입에게 그렇게 많은 걸 바라지 않아요. 느리더라도 차근차근 일처리를 해나가면 아무도 문제 삼지 않죠. 나도 처음엔 모든 일을 잘해야 한다는 압박을 많이 느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익숙해졌어요."라고 조언했습니다.
 

4. 업무와 삶의 균형

손영재 님은 공공기관에서 일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 중 하나로, 일과 삶의 균형을 꼽았습니다. "칼퇴근이 보장된다는 점이 정말 좋아요. 물론 근무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업무를 끝내야 하지만, 그만큼 일과 개인 생활의 경계를 확실하게 유지할 수 있어요."
 
직장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유로는 사람 간의 갈등을 꼽았습니다. "업무 자체보다는 사람 상대하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아요. 최대한 갈등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스트레스 해소는 평소에는 영화 한 편을 보거나 여행을 가는 식으로 하고 있어요."

5. 네트워킹과 인간관계

병원은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로 구성된 조직입니다. 의사, 간호사, 행정직, 기술직 등 여러 직군의 요구사항을 반영하는 것이 전산직의 중요한 업무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병원 전산직은 IT 사기업과 다르게, 개발자가 주류가 아니에요. 그래서 현업의 요구를 많이 반영해야 하고, 그들과 지속적으로 소통하는 게 매우 중요해요.” 처음에는 현업 선생님들과 마주치는 것을 피하려고 했지만, 점차 그들과 자주 만나고 소통하면서 서로의 요구사항을 잘 조율하는 법을 익혔다고 설명했습니다.
 
손영재 님은 의료정보센터의 센터장이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분은 전산학을 전공하신 분이 아닌데도 병원 시스템에 대한 깊은 이해와 관심을 가지고 계세요. 현업 선생님들의 요구사항과 개발자의 관점이 충돌할 때마다 중재해주시고, 항상 해결 방향을 제시해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어요."
 

6. 미래와 직업의 변화에 대한 질문

손영재 님은 병원 시스템에도 인공지능(AI)이 점점 더 많이 적용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최근에는 인공지능이 약물 부작용을 실수로 처방하는 상황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어요. 앞으로는 더 고도화된 인공지능이 병원 시스템 곳곳에 적용될 것 같아요. 이런 흐름에 대비해서 나도 인공지능 관련 공부를 해볼까 생각하고 있어요."
 

7. 성공과 실패에 대한 질문

손영재 님은 아직 커리어에서 특별한 성공을 경험한 적은 없다고 했지만, 입사 후 빠르게 적응한 것이 나름의 성과라고 생각했습니다. "전임자가 퇴사한 상황에서 바로 투입됐지만, 큰 문제 없이 자리 잡았다는 것만으로도 나름 성과라고 생각해요. 인수인계 자료를 열심히 보고, 구글링을 통해 필요한 정보도 많이 찾아봤죠."
 
실패에 대해서는 아직 큰 실패를 겪은 적은 없다고 했습니다. 그는 지금까지의 커리어가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지만, 언제든지 도전적인 상황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하며 계속해서 배우고 성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습니다.
 

결론 

손영재 님과의 이번 인터뷰는 저에게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공공기관에서의 직장 생활과 직업 선택, 그리고 커리어 발전에 대해 현실적이고 진솔한 생각을 들을 수 있었고, 특히 그가 추구하는 안정성과 삶의 균형은 많은 대학생들이 고민하는 부분일 것입니다. 손영재 님은 빠르게 변화하는 IT 업계 속에서도 자신만의 길을 선택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발전시키며 나아가고 있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얻은 인사이트들은 저의 현재 목표와 커리어 개발에 많은 영향을 미칠 것입니다. 앞으로는 더 넓은 시각으로 직업 선택을 고려하고, 기술적인 능력뿐만 아니라 협력과 소통 능력을 강화하며, 장기적인 커리어 발전을 위해 차근차근 나아가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고 성장의 과정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업무와 개인 생활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며 건강한 커리어를 쌓아가려 합니다. 손영재 님의 이야기는 제가 더 자신감 있게 커리어를 개척해 나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손영재 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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